전주비전대, 도전정신과 용기로 무장한 늦깎이 학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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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 “젊어지는 기분이예요”. “그런데 과연 내가 졸업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어요. 그래도 해봐 야죠” 2019년 3월 전주비전대학교 전기과에 입학한 백종술(59), 조옥자(55) 늦깎이 신입생 부부의 소감이다.
남편 백종술씨가 학교를 졸업하면서 부안에서 시작된 전기업이 이제는 부인 조옥자씨 일이 되어가고 있다. 미장원을 운영중인 부인 조옥자 씨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정신없이 일을 하면서 큰딸과 아들을 키웠다. 그리고 이제 그 자식들이 다 커서 대학을 졸업하자 부모들이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만만치 않은 등록금이 걱정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비전대학에서 지급하는 만학도 장학금을 받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학기부터는 성적을 유지해야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내심 걱정하는 눈치다.
“산업기사 자격증이 필요해서 학원도 다녀보고 혼자 책을 보며 공부도 해봤는데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학교를 다녀서라도 자격증을 따고 싶었어요” 부인 조옥자씨의 입학 동기다. 낮에 일을 마치고 부안에서 전주로 학교를 다녀야 하는 부인이 걱정이 된 남편이 “그럼 나도 함께 다니겠다”고 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오빠들에게 진학을 양보하고 공부를 접어야 했던 조옥자씨는 언젠가 공부를 꼭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늦깎이 대학생 부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딸과 아들의 응원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야간에 진행되는데 갑상선 수술 여파인지 피로가 빨리 온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과에 입학한 더 나이 많은 늦깎이 학생들을 보면서 공부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된다고 한다.
최종 목표는 산업기사 자격증 취득과 졸업이다. 미장원을 마무리하고 서둘러 출발하다보니 저녁을 먹지 못할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럴 때면 학교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데 이 또한 즐겁다고 한다. 매일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그래서 힘들지만 재미있고 즐겁다고!
전주비전대학교 전기과에는 백종술, 조옥자 부부처럼 늦깍이 부부학생, 부자(父子) 학생, 형제 학생, U턴학생 들이 유독 많다. 그 이유로 전기과 학과장인 김창현 교수는 “전기가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인 것 같아요. 전기 기술이나 자격증이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일을 할 수 있고 직업만족도에서도 대학교 총장 다음으로 최상위(5위) 그룹에 속해 있다” 라고 말한다. 늦깎이 신입생들을 보면서 문득 백세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이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결단력 그리고 용기인 것 같다.
끝.